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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피해자구제및의료분쟁조정등에관한법률 시행에 앞서서... (의사신문 11월기고)

12.02.08 08:18 1,390

본문

“초기 설립될 조정중재원, 소규모로 시작이 바람직”

   
김필수 법제위원
이 법은 의료분쟁의 조정 및 중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함을 목적으로 2011년 4월 7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해서 법률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의료사고처리와 의료분쟁을 처리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지 23년 만에 의료분쟁조정법이 제정됨으로써 의료분쟁 해결에 큰 전환점을 가져 올수도 있다고 일부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분쟁당사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주로 소송을 통하여 분쟁을 해결하거나 물리적 실력행사를 통한 해결하던 관행에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에 의해 분쟁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전망이어서 기대가 크다.

당연히 소송에 의한 분쟁해결보다 조정(mediation)이나 중재(arbitration)를 통하여 분쟁을 해결하는 경우, 당사자 사이의 감정적 갈등관계가 깊지 않아 장래에도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서 분쟁해결에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그 동안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이 없어서 분쟁해결절차에 공백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동안은 의료분쟁에 대해서 소비자보호원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의료법상 의료심사조정위원회(의료법 제70조) 등에서 피해구제 등을 해결했었다.

그러나 그 이용률이 저조하자 복지부 산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설립하여 그 피해구제에 좀 더 전문성을 보이겠다는 것이 사실상 이 법 제정의 골자다.

그 중에서 핵심은 조정중재원에 `의료분쟁조정위원회'와 `의료사고감정단'을 두어 의료분쟁을 조정하거나 중재하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의료사고감정단'은 `감정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이 추천위원회도 이 법의 시행과 더불어 중요하게 부각될 수 있는 기관이다.

그러므로 기관 구성원을 형성하는 과정의 법의 문제점은 없는 지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규정할 사항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이 법 제28조 제3항에 보면 `감정위원 또는 조사관은 의료사고가 발생한 보건의료기관에 출입하여 관련 문서 또는 물건을 조사·열람 또는 복사할 수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법이 실행되었을 때 사실상 감정위원은 의료기관에 출입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그 아래 조사관이 파견되어 현장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조사관의 법적지위가 문제 될 수 있는바 조사관의 법적 지위에 따라 영장주의위배, 무죄추정의 원칙(헌법 제27조 제4항)에 위배 등이 발생할 수 있는지 검토를 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법 제47조 제4항에 따르면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3조제3항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하여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조정중재원에 지급하는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요양기관에 지급하여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이를 조정중재원에 지급하여야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원칙적으로 집행법원에서 할 일을 행정기관에서 대신 하겠다는 내용인데, 이에 대한 피청구인의 재산권 침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 법 제46조는 의료기관의 과실 없이도 피해자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일환으로 불가항력적인 `분만에 따른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어떤 재원을 마련하여서 그 피해자를 구제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재원 마련이 과실이 없는 의료기관에게 징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민법의 대원칙인 `과실책임의 원칙'에 예외에 대한 일반적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의료분쟁 공정 해결의 발판 마련 불구 미흡한 부분 있어
의사 무과실 손해시 보상금 재원 마련 의료기관 징수 불합리



의료분쟁조정위원회, 의료사고감정단과 `감정추천위원회'의 구성과 임무가 사실상 매우 중요하게 되었는데 의료현실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시시비비에 대해서 강력한 행정부의 입장이 표출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우리 한국사회의 의료시장과 법률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다음 장에서 이 법의 지적할 점과 그 해결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 다음 조사관의 현장조사가 갖는 영장주의 및 무죄추정의원칙에 반하는 가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본다. 손해배상금 대불제도가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재산권침해의 문제를 발생하지는 않은지에 대해서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그 누구도 잘못이 없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를 위한 재원 마련에 의료기관 만이 부담하게 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아울러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있지는 않은지와 그 대안에 대해서 살피고자 한다.


본 론

1. 다양한 분쟁해결 방법 모색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은 소송 외에 분쟁해결 방법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제도이다. 분쟁이 발생된 후 화해계약은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여 분쟁을 종결짓기로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민법 제731조). 이는 국가기관의 관여 없이 당사자가 상호 양보하여 분쟁을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분쟁해결방법이며,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이른바 `합의'라는 형식으로 많은 화해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점은 신속하고 돈이 들지 않고, 화해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화해는 법원에서도 개입할 수 있는 바 제소전화해(민사소송법 제220조)와 소송상화해가 있다. 여기에 중개가 가미된 조정(mediation) 제도도 있다. 화해, 조정, 중재, 등이 ADR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조정 제도는 법원내부에서도 많이 행해지고 있지만 법관의 중개가 아닌 행정위원회에 의한 조정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이 법의 제정 전에도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의료심사조정위원회 등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용률이 많이 낮았다. 조정의 특징은 조정 절차에 돌입하였더라도 양 당사자중 일방은 언제든지 조정에 대해 포기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임의적 조정전치주의는 재판절차로 쉽게 옮겨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중재(arbitration)재판도 자주적 분쟁해결방법으로서 훌륭한 ADR 중의 하나이다. 현행법에서 중재의 예를 찾을 수 있다. 국제무역거래상의 분쟁에 대해서 산자부장관의 휘하에 대한상사중재원이 역할을 행한다. 아직 의료분쟁에 대한 중재는 없었다.

인간의 신체침습을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의료행위의 불확실성과 밀행성의 결과로 인하여 의료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통상적인 민사소송절차를 통한 해결방안은 원고에게 불리한 것으로 인식됐다.

증명책임영역에서의 입증곤란의 문제 또는 모든 증거가 의사 측에서 확보하고 있는 증거의 편재, 그리고 비전문가인 법관에 의한 사실관계의 확정의 문제 등 통상적인 소송절차를 통한 해결이 원고에게 힘들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원고를 구제하는 법안제정에 갈구가 있었다.

적절한 법률적 도움에 따른 소송절차를 진행하기 보다는 ADR에 의해 분쟁이 해결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양 당사자 간의 불필요한 시간 및 비용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송의 결과에 대해서도 당사자의 불만과 상호비방이 끊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소송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소송 이외의 분쟁해결을 고안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가급적 ADR 제도를 많이 활용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ADR 이용률이 낮고 법원에 의한 재판이 많다. 우리 국민의 성격이 일도양단을 가르는 것을 좋아하는 면도 있지만, 법원 외에 다른 행정기관에 의한 조정, 중재를 법원에 비해서 믿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의료사고에 있어서 피고는 분쟁해결을 법원에 더 의존하려고 한다. 그동안에도 자체 화해(합의)를 성립시키지 않으면 법원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관행이었다.

특히 행정기관을 신뢰하지 못해 조정 등을 싫어했던 것이 ADR 이용률 저하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그 밖에 감정의 격화, 일부 법률가의 사건에 대한 개입 및 확대, 책임보험의 난립 등이 법원에 의한 분쟁해결 비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였다.

 

2. 조정중재원의 기관구성에 대한 문제
이 법의 제정 전에도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의료심사조정위원회 등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용률이 많이 낮았다. 앞으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이 시행된다. 그러나 시행이후에도 과연 얼마나 많은 환자 의사가 조정중재원을 이용할까 상당히 궁금하다.

양 당사자가 구미에 맞아야 조정에 동의하고 절차가 진행하는데 일방이 틀어지기 시작하면 잠자는 법이 될 수도 있다. 이 법에서는 임의적 조정전치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법 제40조). 필요적 전치주의에 비해 국민의 재판청구권(헌법 제27조)을 존중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임의적 조정전치주의는 당사자 중 일방이 `조정서'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효력이 전혀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당사자 중 일방이 조정 도중 법원에 제소하면 그 조정이 무효가 되는 결정적 약점이 있다.

따라서 조정법 내용이 한 쪽 당사자 편만을 들면 그 이용률을 더 저하될 수 있다. 초기 설립될 조정중재원은 일단 소규모로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의료분쟁 조정·중재사건을 담당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처음부터 조직을 확대하는 것은 자칫 심한 재정낭비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조정위원으로서 검사, 판사의 출석이 필수적인 사항으로 되어 있으나 바쁜 현실에서 잘 지켜질지 의문이다. 현실적으로 그들이 불출석 한다면 신뢰성 및 실용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제정전에 우리 국민이 행정기관 보다는 사법부를 더 신뢰한다는 점에서는 민사조정법에 의한 법원내부 조정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 필자도 동의한다.

그러나 법원의 업무 폭증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다른 대안으로 행정기관에 의한 이번 조정법이 만들어 진 것이다. 이미 법이 제정되었다. 가급적 이 제도를 잘 정착시키는 쪽으로 생각하고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3. 감정위원 및 조사관의 임무에 대한 문제



 

시민단체의 의견처럼 `일반' 검사나 판사를 감정인에 포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왜냐하면 감정과 조정의 역할 분담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시행령, 시행규칙을 잘못 만들면 감정과 조정에 대해서 혼동한 법률이 되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반드시 조정과 감정을 유기적으로 연결은 하되 역할의 분담은 분명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상 감정단은 검사 판사의 참여를 원하고 있다.(법 제26조 제7항) 자격요건에서 의학적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사들로 감정위원을 구성하고, 법률전문가는 조정위원을 하는 것이 좋다. 조정과 감정은 조정안을 마련하는데 필수 불가결하게 협조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법원에서 의료기관 특히 대학병원에 감정신청을 보내면 대학병원 의사는 오로지 자신의 의견만 표출하고 그 밖에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토론의 과정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새로운 입 법제정시 `감정단'에 검사 판사의 개입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의료분쟁은 사실상 매우 모호하고 증명자체가 불가능한 사안이 많다. 같은 의사라도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감정에는 아주 서툴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 검사 판사 중에서도 의사면허증을 소지한 채 법원, 검찰에서 일하는 분이 10여명 있다. 그래서 이 분들의 활약이 이번 조정중재원의 구성원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하위법령에서는 이점을 규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감정은 해당분야 전문가가 하는 게 원칙인데, 아무리 의사면허증을 소지한 검사, 판사라 할지라도 해당 전문 의료분야에 감정을 잘 하기 어려운 일이다. 같은 전문의라도 해당 질환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계속된 연구를 하지 않으면 새로이 발전된 치료방법이나 신약에 대한 정확한 감정을 내어 놓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100명이내의 감정위원으로 의료영역의 모든 부분을 해결하기는 어려운 점이 발생할 수 있다. 신 의료기술이 변화무쌍하여 100명이내의 감정위원 중에서 그 어느 누구도 해당 사고를 잘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이때에는 추천위원회에서 추천받은 `임시감정위원'을 선임하는 제도도 마련되어야 새로운 의료 사고의 유형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정단과 관련하여 행정절차, 감정단의 전문성의 정도, 감정단의 구성에 검사, 판사의 의료지식 수준의 범위, 감정단의 회의방식 및 의결방식(예를 들어 다수결) 등에 대한 세부시행령을 자세하게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칙적으로 법원에서는 이 조정중재원 소속 감정인에게 감정신청은 하지 않도록 하는 규칙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법원에서의 감정신청은 기존에 하던 대로 대학병원으로 의뢰 하는 것이 옳다. 조정 중재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서만 감정을 수용해야 할 것이고 법원 등 외부에서의 온 감정신청은 회피하여야 한다. 이 점 또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감정과 조정에서의 다수결에 대한 문제이다. 조정에서는 다수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감정에서는 객관적사실과 과학적 근거를 그 토대로 감정위원의 의견의 일치를 보아야 한다. 즉 다수결이 어울리지 않다. 의료사고에는 `과실' 유무가 쟁점이다. 다시 말해 과실에 대한 다수결의 원칙은 적합하지가 않고 `객관적 귀속'에 대한 부분은 다수결의 원칙에 의한 감정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가치가 있다. 즉 과실이 있어서 악결과가 생겼다고 하여 전부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하위법령을 규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과실은 의료영역에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한 원치 않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이 결과에 대해서 “만일 과실이 없더라도 이러한 결과가 발생하였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있으면 그 결과에 대한 귀속을 `운명'의 탓으로 돌려야지 `피의자'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로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을 하다가 실패해서 과실이 추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환자의 나이, 동맥경화의 정도 등으로 볼 때 스텐트 삽입 시술이 바로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 귀책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객관적 귀속과 인과관계의 문제를 깊이 논의하는 것은 배제한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 제28조 제3항에는 의료분쟁 발생 시 사실조사 등을 담당할 `의료사고 감정단'과 조사관이 의료기관에 출입하여 관련 문서 또는 물건을 조사/열람 또는 복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조사관의 법적지위가 문제 될 수 있다. 아울러 현장조사라고 명명한다면 이에 대한 성격이 규명되어야 한다. 현장조사는 행정법상, 행정조사에 해당한다. 행정조사의 개념에 대해 학계에 이견은 있으나 현장조사의 성격이 행정조사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 제84조의 현지실사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나 조정의 특성상 언제든지 조정을 포기할 수 있고 조정을 포기한다면 더 이상의 현장조사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법 제84조의 현지실사와는 다른 개념이라 할 것이다. 현장조사 때에도 역시 적법절차의 원리가 적용되므로 하위법령을 제정할 때는 절차에 의해 기본권이 침해 받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현장조사에 대해 거부 등을 하면 벌금을 처하도록 한 조항은 조정제도 전체적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 위헌의 논란이 있다. 현장조사 단계에서도 언제 조정제도를 기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고 벌금 조항은 곤란하다. 현행법의 해석상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조사관의 행정법상 지위는 공무수탁사인에 해당하여 역시 적법절차의 원리가 존중되어야 한다. 장을 바꾸어 부연 설명한다.



 


법률전문가는 조정위원으로 한정 유기적 협조체계 마련해야
현장 조사, 적법절차 적용 및 기본권 침해방지 하위규정 필요



 


4.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위배 문제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 구속 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영장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영장주의는 형사절차에 적용되는 특징이 있으나, 의료사고에 있어서도 얼마든지 형사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영장주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즉 수사의 개시가 발생한 사건이라면 반드시 감정단의 출입은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 감정단도 애초에 수사권을 발동할 정도로 명확한 과실관계가 인정된다면 형사 고소를 진행하게하고 감정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조사관의 법적지위는 공무원 내지 공무수탁 사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무수탁사인제도는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 공무수탁사인의 행위도 행정기관의 행위로 의제되므로 반드시 적법절차가 지켜져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하위법령에서의 규정이 자세히 있어야 할 것이다. 압수란 물건의 점유를 취득하는 강제처분을 말하는 것이다. 수색이란 압수할 물건을 발견할 목적으로 주거에 대해서 행하는 강제처분이다. 통상 압수수색영장으로 발급된다. 이는 엄격한 법집행에 의하지 않을 경우 개인의 행복추구권, 재산권, 재판청구권 등의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법에서 의료기관에 출입하여 관련 또는 물건을 조사·열람 또는 복사할 수 있다는 것은 수색에 해당할 수도 있다(영장주의는 강제수사에 한정되는 데, 벌금조항까지 고려한다면 강제수사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만일 이에 대해 추후 형사고소가 진행되게 되면 이 조사 행위 자체가 영장주의에 반할 소지가 있다. 그러므로 강제 수사권을 발동할 때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 이미 영장이 발부되었다는 말은 범죄 피의자에 대한 수사가 개시 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영장주의는 임의수사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강제수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위원 및 조사관이 하는 행위가 자칫 영장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하지만 영장주의는 `당사자의 협력이 궁극적으로 불가피한 측정방법을 두고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는 헌재 판례에 따르면 현지 조사는 궁극적으로 피신청인의 동의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영장주의에 위배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형사사건화가 된다고 한다면 임의 수사로서 증거능력은 인정된다. 그러므로 시행규칙을 제정할 때 조사권의 발동요건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피신청인의 동의조항을 넣어 주어야 하고 확실한 과실과 객관적 귀속이 인정되는 형법 제 268조에 해당하는 범죄(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해당한다면 수사기관에 통보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경우에 조사관 중 일부는 사법경찰관으로 임무를 하는 것이다. 형법상의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죄목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대해 감정단원 또는 조사관이 의료기관에 출입하여 문서 등을 조사한다고 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 적법절차의 원칙에 반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명백한 과실에 해당하는 사고로 판단되면 사실상 고소를 통한 수사권을 발동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영장주의 및 무죄추정의 원칙,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발생한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형사절차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법 절차에서 적용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견해다. 그렇다면 조사관이 파견되자마자 판단을 해야 할 것인데, 조사관은 사건을 수사 의뢰할 것인지 판단해야한다. 초동 때 바로 결정하여야 용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않게 되는 것인데 현실에서는 복잡한 문제이다.



 


5. 조사 등에 거부의 자율성과 벌금조항의 문제



 

또한 법 제53조 제3항에 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조사 등을 거부하면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벌금은 형벌이다. 의료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조사관의 처분에 응하지 않으면 형벌을 가하고, 처음부터 조정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하면 조정은 불성립된다. 과연 피신청인이 조정에 동의를 할까? 조정 불성립이라면 다른 ADR을 모색하지 않는 한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기관이 조정에 동의하고서 조사관의 조사에 거부하려고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애 처음부터 조정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내막을 잘 안다면 결국 의료기관이 애초에 조정이란 절차를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조정이란 언제든지 당사자 일방이 스스로 불리하다고 판단하면 조정을 포기하고 재판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정은 자율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조정의 대원칙과 과도한 처벌조항의 모순사이에 의료기관들은 조정이란 제도 자체를 아애 거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대해 시행령, 시행규칙에서 의료기관을 `조정판'으로 잘 끌고 오는 법 기술이 필요한데 어려운 부분이다.


 

조정은 자율성 중요…조사거부시 벌금형은 모순

   
김필수 법제위원
결국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이 의사와 환자 사이에 분쟁을 적절히 해결함으로써 환자에게는 적절한 피해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고 의사에게는 최선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진료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한 쪽 당사자의 편을 들다가 다른 한 쪽 당사자가 조정제도를 외면할까 심히 두렵다. 사전 조사 통보, 과실이 명백하다면 영장에 의한 사실조사, 과실이 애매하다면 동의를 얻은 현장조사, 현장조사 비협조에 따른 벌금 조항의 삭제 등이 필요하다. 환경분쟁조정법 제65조에도 현장조사 비협조에 따른 200만원 이하의 벌금조항이 있는데, 역시 조정의 원리와 어울리지 않는 조항이다. 위헌의 소지가 있다.

임의적 전치주의에 대해서도 환자는 조정신청, 소송, 형사 고발 등 다양한 분쟁해결 절차를 선택할 수 있고, 조정신청 후에도 조정신청을 취하하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의료인은 환자의 선택에 따라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수동적이고, 불안정한 지위에 있다는 지적과 피신청인이 조정에 동의한 후 현장조사 등에 거부 등을 할 경우 벌금 규정과 관련하여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역시 한 쪽 당사자의 조정제도를 외면하게 되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조정제도'와 `조정을 위한 조사거부에 대한 벌금규정'은 모순되는 규정이다.

 

6. 이른바 대불제도의 문제

 

또한 이법 제47조 제4항에 따르면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3조제3항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하여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조정중재원에 지급하는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요양기관에 지급하여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이를 조정중재원에 지급하여야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원칙적으로 집행법원에서 할 일을 행정기관에서 대신 하겠다는 내용인데,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법 제 47조 제1항에 괄호부분에서 소비자 보호원의 결정,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신청인의 요구가 있으면 조종중재원에서 해당의료기관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채권에 대해서 채권추심을 하여 신청인에게 조정 금액을 지급하게 하겠다는 내용으로 신청인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 조종중재원은 입법, 사법, 행정을 초월한 기관으로 만들어 법체계가 가지고 있는 고유 원칙들은 무시한 내용이란 지적이 있어왔다. 소비자보호원의 존립이 이 법 시행이후에도 계속된다면 구지 왜 소보원의 결정금액을 받는 일에, 심지어 법원의 판결에 따른 집행의 문제에 조정중재원이 개입을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채권추심기관의 일까지 하겠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조직을 크게 만드는 것에 부정적 입장이다.


조정제도 활성 위해 현장조사 비협조시 벌금 조항 삭제 필요
불가항력 사고 범위 확대 및 정부가 재정마련에 적극나서야


7.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재원

 

원칙적으로 이 법에서는 의료기관의 과실 없이도 피해자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불가항력적인 `분만에 따른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어떤 재원을 마련하여서 그 피해자를 구제하려고 하고 있으나 그 재원 마련이 과실이 없는 의료기관에게 징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법의 대원칙인 `과실책임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지에 대해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민법은 기본적으로 `과실책임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한 예외로 환경영역, 제조물책임 영역 등 무과실책임 영역도 있다. 과실이 없는 의료악결과는 제조물에 대해 책임을 지는 법리와 유사하다. 제조물에 하자가 없더라고 제조물로부터 원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하였다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하는 것이 바로 무과실책임의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현재 이 법은 불가항력 의료사고의 유형으로 한 가지 유형, 분만을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 과실 없는 창상감염, 주사나 약물에 의한 과민반응에 의한 약화사고, 환자의 기왕력에 의한 문제 등이 추후 재정이 확보된다면 새로운 법 개정에 추가 되어야 할 사항 이다.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 일방당사자에게 책임 및 부담을 지우는 것이 본 법 제46조에 규정되어 있다. 과실 책임도 없는 의료기관에 부담을 시키면 분만관련 의료행위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다. 이론적으로 분만 수가를 높이고 그 분만 수가에 불가항력적 분만 사고에 대한 보험비가 책정되는 것이 가장 옳으나, 수가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통제를 하고 있으므로 그 이론은 현실적 타당성이 부족하다. 정부출연금, 건강보험재정, 의료급여기금, 약화사고피해구제기금, 지자체의 부담 등의 재원을 마련하는 시행령을 만들어야 한다.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금 재원은 억울한 피해자 구제를 위해서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과실 없는 불가항력적 사안에 대해서 구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료기관에 재원마련에 부담을 하게하는 것은 결국 과실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책임을 진다는 모순된 결론을 도출할 것이다. 결국 법 제46조 제3항에 대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의 범위에 의료기관은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형식상에 그쳐야 할 것이다.

 

결 론

 

1. 시행예정인 이 법은 조정의 쌍방 당사자가 양해를 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 조정을 이탈할 가능성이 많다. `의료사고피해구제및의료분쟁조정등에관한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잘 재정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설립될 조정중재원은 설립 초기에는 무분별한 조직 확대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행보해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 의료분쟁 조정·중재사건을 담당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처음부터 조직을 확대하는 것은 자칫 심한 재정낭비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감정위원을 역할과 조정위원의 역할을 잘 나누어야 하고, 하위 법령에서의 그에 대한 절차에 대한 규정을 상세하게 규정해야 할 것이다.

 

2. 의료사고감정단의 현장실사는 영장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벌금조항을 고려하면 위헌의 소지가 있으므로 반드시 피신청인의 동의를 전제로 조사를 할 수 있게 하여야 하고 적법절차의 원리가 구현되도록 하위 법을 제정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이다.

 

3. 손해배상금 대불제도의 재원은 억울한 피해자 구제를 위해서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기관의 과실 없는 불가항력적 사안에 대해서 구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해당 의료기관에만 원천 징수하는 것은 결국 과실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책임을 진다는 모순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지급할 그 달 요양급여비에서 원천징수 처분을 내린다면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하위 법령에서 국가기관과 자치단체에서 재정 분담을 고려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

 

김필수 <대한정형외과학회 법제위원, 대한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 이사> boneplus@naver.com